역사상 가장 유명한 탐정인 셜록 홈즈. 그가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어렸을 때 팬더 추리걸작 시리즈를 통해 대부분의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소설을 읽었고 원래 다방면에 지식이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는 터라(실존 인물 중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움베르토 에코) 셜록 홈즈도 무척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영화로 나오는 셜록 홈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하다가 예고편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었죠. 예고편에서도 많이 나타나지만 기존의 셜록 홈즈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진짜 셜록 홈즈 팬들에게는 많은 악평을 얻고 있기도 하더군요. 각본가로 참여한 리오넬 위그램의 코믹스(자료 찾기가 힘드네요)를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홈즈와는 확실히 다른 이미지입니다.
사실 기존의 셜록 홈즈 소설을 바로 영화로 옮기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물론 만들수야 있겠지만 관객들에게 먹혀 들지는 않을 겁니다. (반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영화화해도 잘 먹힐 것 같기는 합니다.) 전반적으로 단편이 많고 플롯 자체는 단순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많은 각색이 들어갔고 원작 소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추리물 보다는 버디 무비에 가깝다는 겁니다.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합심하여 적과 싸워나간다는~ 이런 과정에서 단순 기록자의 이미지에 가깝던 왓슨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홈즈와 왓슨은 탐정과 조수라기보다는 동네 건달-_-의 이미지가 강해지기도 했네요. 일단 전 결과만 보면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출연작인 아이언맨이 히어로물의 모범적인 구성이라 생각했는데 셜록 홈즈 또한 상당히 모범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큰 모험을 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구성에 맞추어 알뜰하게 구성했다고나 할까요?
잠깐 딴 아바타 이야기를 하자면...아바타는 지난주에 봤는데 딱히 쓸 이야기는 없네요^^; 제임스 카메론은 노련한 감독이란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습니다.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영화로 바꾸어내다니...어설프게 접근했으면 늑대와 춤을이나 포카혼타스의 아류로 취급 받을텐데 외화 최초로 국내에서도 1000만 관객 돌파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미국, 전세계에서 역대 흥행 1,2위의 영화를 모두 제임스 카메론이 가져갈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어렸을 때보다 상당히 부드러워졌다-_-는 평가를 듣기도 하는데 이런 이유 중에 하나가 예전에는 좀 매니아틱한걸 좋아했지만 요즘은 대중의 취향에 맞춘 영화, 책 등도 좋게 본다는 겁니다. 아바타, 셜록 홈즈 또한 마찬가지고요.....(그나저나 남자는 역시 빨간색 스포츠카-_-!)
이제 스포일러가 곳곳에 들어갑니다
다시 셜록 홈즈 이야기로 돌아와...초반부에는 프롬헬 느낌이 강하게 났습니다. 잭 더 리퍼와 같은 시대이기도 하고 오컬트 적인 면과 비밀 조직 등등^^...이런 면이야 홈즈라는 캐릭터에 금새 사라져버리지만요. 일단 홈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기존 홈즈의 특기인 별거 아닌걸로 사람에 대해 알아내기. 눈 가리고 온 곳 어디인지 맞추기, 바이올린 연주, 기괴한 실험, 베이커가 221B 등등..원작 소설에 나왔던 요소들이 살짝살짝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주먹으로 적을 때려잡는 모습은 쉽게 적응이 안되긴 하더군요^^; 홈즈를 영상물로 보니 가장 놀라웠던 것 중 하나가 미드 하우스의 주인공 하우스와 굉장히 흡사하단 겁니다. 원래 하우스가 홈즈, 윌슨이 왓슨을 모델로 했다는걸 알고 있기는 했지만(스펠링도 비슷하죠) 왓슨의 약혼녀에 대해 캐내다가 봉변을 당하는 모습은 딱 하우스 그 자체네요.
제3자에 가깝던 왓슨의 비중도 매우 커졌습니다. 윌슨보다는 훨씬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결국 윌슨처럼 어쩔 수 없이 홈즈에 이끌려 가는 비운의 캐릭터 ㅡ.ㅜ. 전직 군인답게 자세에도 약간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런데 주드 로를 보면..역시 탈모는 현대 과학 기술로는 돈으로도 해결 안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_-) 블랙 우드는 그다지 할 말이 없고....아이린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검색해 보니 홈즈에 한 방 먹이는 역할로 나오긴 나왔다고 하더군요. 아이린의 비중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분들도 있지만 5천만 달러 이상 제작비가 드는 영화들은 여성 캐릭터 안 나오면 제작사에서 싫어할 거에요 ( ..) 레이첼 맥아담스는 최근에 보긴 봤는데 어디에 나왔는지 잘 기억이 안 났었는데..시간 여행자의 아내에 나왔었다는걸 나중에 확인^^; 딱 이쁘다기보단 개성 있는 얼굴 같네요.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비중이 적어서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나와도 됐을 것 같은데^^; 그런데 폭발신이 있고..레스트레이드 경감이 홈즈를 체포한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홈즈가 풀려 있어서 좀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경감이 풀어줬을거라고 쉽게 추측이 가능하긴 하지만요. 경감이 홈즈를 때리는 모습도 '설마 이렇게까지 원작 캐릭터를 망쳐놓진 않았겠지'라는 생각에 쉽에 연극이라는게 예상 가능하던^^;;
가장 예측이 쉬웠던 부분은 역시 모리아티 교수겠죠. 홈즈가 그 놈 교수지? 하는 장면에서 바로 모리아티라는게 예상 가능한.....원작 소설에서 홈즈의 최대 라이벌로 홈즈는 폭포에서 모리아티 교수와 함께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지만 팬들의 성화로 부활시키게 되죠. 좀 더 자세히 나올까 안 나올까 궁금했는데 더 자세히 나오지는 않더군요. 2편이 나온다면 당연히 모리아티 교수가 적으로 나오겠죠.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해놨는데 안 나온다면^^; (참고로 브래드 피트가 캐스팅 된다는 루머가!) 1편의 마지막에 2편에 나올 최강의 라이벌을 언급하며 끝나는 또 다른 영화가 있었죠...
바로 배트맨 비긴즈 - 다크나이트 입니다. 배트맨 비긴즈의 마지막에 고든 경감이 '자네처럼 쇼를 좋아하지~'와 함께 조커 카드를 보여주며 끝나는데 이 부분이 생각나더군요. 굉장히 좋아하는 엔딩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왠지 배트맨이 생각나는 부분이 많았는데요. 일단 배트맨 원작 코믹스도 처음에는 슈퍼 히어로물보다는 탐정물로 출발하였습니다.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같은 게임에서도 나름 탐정 모드가 중요하기도 하지요. 기본적으로 단서를 추리해 적을 추격한뒤 때려 눕힌다-_-라는 개념은 영화 셜록 홈즈와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홈즈 - 브루스 웨인(배트맨), 왓슨 - 알프레드, 레스트레이드 경감 - 짐 고든 경감, 모리아티 - 조커 등등도 그렇고^^;;; 그런데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토니 스탁)라면 역시 브루스 웨인과 돈지랄로 승부해야? (응?)....그냥 헛소리였습니다 ㅡ.ㅜ
마지막으로 언급할만한 이야기라면 가이 리치 감독...최근 거의 잊혀져 가고 있는 감독인데 이 정도면 성공적으로 부활한 것 같습니다. 셜록 홈즈를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같은 가이 리치 스타일로 리메이크 했다면 생물학 무기를 손에 넣을려는 홈즈&왓슨 vs 아이린 vs 블랙우드 패거리 vs 경찰 패거리 vs 비밀 조직 패거리 정도의 이야기가 되었겠지요? ^^ 중간중간 플래시백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이건 가이 리치가 넣은 낙관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역시 전 캐릭터가 매력적인 영화나 소설, 만화가 좋은가봅니다.....
그래서인지 문제도 생기는게...머리 속이 배배 꼬여서..
마지막에 홈즈가 전파를 지배하면 미래를 지배한다 라는 말을 보고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홈즈는 아이언 맨 슈트를 만들었다.
덤으로 왓슨한테 워 머신도 만들어줬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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