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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읽고/movie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과 세가지 이야기


본문 내용은 터미네이터 시리즈, 기계전사 109, 헤비메탈6 등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3편의 조악한 완성도와 흥행, 평가, 그리고 주지사님의 노령화.....체통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후속작은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멋진 티져 포스터와 함께 3편의 실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을 기다리게 만든

TERMINATOR : SALVATION (구원자)

국내개봉명으로는 '미래전쟁의 시작'입니다
좀 엉뚱한 제목이라는 생각도 들지만...어떻게 보면 앞으로 나올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방향을 생각하게 해준다는데서 괜찮은 작명센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독일, 영국, 미국)
출연 크리스찬 베일, 안톤 옐친, 샘 워싱턴, 문 블러드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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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감상은 다른 많은 분들과 비슷합니다.
- (당연히) 3편보다는 훨씬 낫고 이전 것들보다는 못하다.

가장 큰 불만은 역시 결말입니다. 원래 존 코너가 죽고 존 코너의 외모를 마커스한테 페이스 오프 시켜서 존 코너의 뒤를 잇는다는 설정이라 했는데 결말이 제작 도중 유출 되고 팬들의 원성을 사게 되자 결말을 바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바꾼 결말이라는게 심장 이식....많이 황당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_-; 야전 병원 수준의 장소에서 별다른 검사도 없이 불쑥 내 심장 가져가슈~라고 하는 설정이 어색하기도 했고...불과 몇 년후에는 타임머신도 나오고 지금도 기계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는데 인공 심장 하나 못 만들다니....좋은 기술은 사이버다인社가 다 가져갔나 -_-;; 차라리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기본 공식에 맞춰 마커스가 좀 더 그럴싸하게 존 코너를 지켜주며 끝나는게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잠깐 딴 이야기인데 유출되기 전 원래 결말은 최근 시즌이 종영된 모 미드가 생각나더군요.

일단 전체적으로 어색함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터미네이터의 기본 공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기본 공식이라면 역시...추격자와 수호자+도망자의 싸움이겠죠. 본격적인 미래전쟁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본 공식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지도자가 계속 도망만 다니는건 만들기 좀 그렇겠죠-_-a

그런데 이 지도자....인류의 희망. 존 코너가 큰 매력이 없는 캐릭터로 나와 아쉽습니다. 초반에 자신을 제외한 모든 동료들이 죽었는데도 그려러니...하고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후반부에 '사령부 말고 나를 따르라~'라고 말하는 연설문도 왜 설득 당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_-; 이것도 누구나 하는 이야기지만 주연은 존 코너가 아니라 마커스 같네요. 사라 코너가 아이를 잘 못 키웠나...쯧쯧



두 편 연속으로 조연 취급 받는 크리스천 베일...괜찮아...
어둠의 기사 놀이 할 때는 얼굴 안 나올때도 많았잖아....
그래도 그냥 미쿡산 싸이코 연쇄살인마 놀이 하고 싶지?


1. 시간 여행

시간 여행은 예나 지금이나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시간 탐험대-_- 빽 투 더 퓨쳐, 12 몽키즈, 타임머신, 나비 효과 등등 많은 영화들이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죠. 전 시간 여행에 관한 내용을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사실 방금 생각난거지만....어쨌거나...). 과거, 혹은 미래로 돌아가 온갖 지랄을 다 떨었을 때 그 것이 다른 세상에 영향을 미치느냐. 혹은 이미 그것까지 다 결정되어 있느냐....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과거의 변화가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설정입니다

단순히 시간 순으로만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살펴 보면
1편에서는 미래의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의 어머니가 될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스카이넷이 T-800(주지사 아저씨)를 과거로 보내고, 사라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카일 리스가 과거로 오며.. 둘은 T-800을 물리치지만 카일 리스는 죽고 어쨌거나 둘 사이에 존 코너가 태어납니다

2편에서는 다시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T-1000이 과거로 오고, 이번에는 반대로 재프로그래밍된 T-800이 존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과거로 옵니다....감동의 CG...그리고 충격을 뒤로한 채

I`ll be back.

그리고 3편도 있지만...내용도 잘 기억이 안나고-_-;;...아무튼 뭐...별로 이야기할 생각도 없고 앞으로 3편의 설정은 뒤짚힐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패스~(이미 좀 뒤짚힌걸로 압니다-_-). 어째 기억나는건 크리스타나 로켄 몸매 밖에 없다냐....

배신감에 치를 떨며 내 앞에 조지 루카스가 있었다면 뼈도 못 추렸을 것이라고 이를 부드득 갈았다

로켄 양. 우리 엄마가 우웨 볼이랑 놀지 말래



그리고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2편과 3편 사이에서는 TV 시리즈인 사라 코너 연대기가 있습니다. 저도 보지는 못 했지만 이번에 시즌2를 끝으로 종영되었으며....매 에피소드마다 미래에서 보낸 로봇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사라 코너가 존 코너를 보호해주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야.....그냥 차라리 한 번에 우루루 보내지 그래? 응? -_-

학습능력 제로의 스카이넷



아무튼 시간 여행을 다룬 모든 영화들이 그러하듯....차라리 저 때로 보내지? 저 때 죽여버리지? 보내서 뭐해? 저 녀석은 아버지가 죽을걸 알면서도 과거로 보내는 후레자식인가? 등등

깊게 생각하면 머리 아픕니다.....그냥 넘어갑시다-_-;
이러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뒷수습이 안되면 평행 우주 이론으로 넘어가버리는건...
지구-3의 T-800의 지구-21의 존 코너를 죽여서 지구-53의 존 코너가 지구-21로 와서 뒤를 잇는다든가.....( -_-)


2. 인간의 기억, 정체성의 혼란

미래 전쟁의 시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마커스 라이트입니다. 마커스는 인간의 뇌와 심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기계로 이루어져 있죠. 하지만 뇌는 인간의 것이기에 자신을 인간이라 생각하고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항군에게는 터미네이터로 인식....이런 소재도 꽤 흔한 편입니다. 저 유명한 블레이드 런너(이거에 대해 이야기 시작하면 또 하루종일-_-), 공각기동대, 기계전사 109, 조금은 차이가 있지만 매트릭스 등등.

기계전사 109는 모르시는 분이 많을텐데 약 20년 전의 만화로 아이큐 점프에 연재됐을 겁니다. 주인공은 셰어라는...인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기계로 마찬가지로 저항군(사이보그 해방전선) 이야기가 나옵니다. 터미네이터와의 차이점은 기계전사 109에서의 저항군은 인간에게서 기본적인 권리를 얻고자 하는 기계들의 저항이라는 차이가 있죠. 갑자기 기계전사 109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네이버에서 무료로 다시 보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채색버전으로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6434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본 만화인데도...군데군데 장면들이 기억나더군요.
어렸을 때 꽤나 재밌게 봤었나 봅니다^^

인간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기계는 기계인가? 사람인가?
그럴 때 마다 공각기동대가 생각납니다
- 인간은 기억에 의해 존재한다. 설령 그것이 조작된 것일지라도.


3. 미래 전쟁의 시작

기계와의 본격적인 전면전을 다룬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매트릭스가 있겠죠. 메인 무대는 가상세계지만 2편, 3편 그리고 애니매트릭스에서는 인간과 기계와의 싸움을 다룬 부분들이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터미네이터는 인간과 기계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그리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직은 맛보기 수준이었다고 봅니다.

기계와의 전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역시 고전 만화인 헤비메탈 6입니다. 이것도 아이큐 점프에서 연재되었던 것 같은데 우울하고 비극적인 내용으로 어렸을 때 역시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이야기는 터미네이터, 심판의 날 이후의 이야기라 봐도 무방합니다. 기계와의 전쟁에서 패한 인류가 저항군을 조직해 기계들과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지요. 스카이넷과 비교될만한 아르고라는 끝판 대장도 나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역시 메카닉 디자인....기본적인 적들은 T-800과 거의 흡사하고, 스타워즈에 나오는 AT-AT, 에일리언에서 리플리가 타고 나오는 중장비(하권 표지) 같은게 거의 그대로 등장합니다. 20년이 다 되가는 지금...표절이다 뭐다 따질 생각은 전혀 없고 좀 아쉽게 느껴집니다...아무튼 터미네이터 미래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충분히 참고할 만한 명작이라고 봅니다.


Trilogy 만들기가 유행인가 봅니다. 3편 이상 만들었다 싶으면 과거, 미래로 나눠서라도^^; 팬들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좋은 퀄리티로 나온다면 말이죠. 5편에서는 좀 더 본격적인 미래 전쟁을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