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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읽고/movie

지나치게 난감했던 영화...써커 펀치



 

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고 액션이 훌륭한 영화라면 웬만하면 스토리 정도는 대충 넘어가 줍니다

아니..웬만한 영화는 대충 재미있게 봅니다

그런데 써커펀치는 좀 많이 난감할 지경이네요  -_-;

그리 좋지 않은(사실 매우) 국내외 평들을 무시하고 그래도 극장으로 간 이유는 잭 스나이더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CF쪽 출신 감독답게 스타일리쉬한 액션 장면들은 늘 제 눈을 사로 잡았죠

그런데 써커 펀치는 스토리가 빈약하다, 개연성이 없다고 표현할 경지를 뛰어 넘었네요 -_-;

새벽의 저주나 300은 스토리가 빈약하기보다는 단순하다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좀비가 있는 장소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페르시아군을 무찔러야 한다라는 기본적인 당위성 있는 미션이 있고

주변 이야기나 반전 같은건 별게 없어도 주어진 목표를 벗어나지는 않으니까요

왓치멘은 원작보다는 못 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써커 펀치는 왜 저래야 하는지도 잘 이해가 안되고....

개연성이 없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고 말 그대로 아스트랄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네요

개연성이 없다고 표현을 할려면 스릴러 영화에서 별다른 증거도 없이 범인이 A가 아니라 B라는 반전이 나타나는 정도여야죠

이 영화는 정말 뜬금 없어요 -_-;

춤을 추는 소녀가 드래곤과 싸워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물론 얻어야할 아이템이 있긴 하지만 주변 누군가 용문신이라도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30초짜리 CF 몇 개를 묶어 놓은 것 같아요

데이빗 린치 영화를 보다 보면 전혀 상관 없을 법한 내용이 갑자기 진행되더라도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관심있게 보게 되죠

트로마 스튜디오의 영화라면 엉뚱한 내용이 튀어나오더라도 '이게 B급 영화의 매력이지!'라는 생각에

웃으면서 계속 보게 됩니다...그런데 이건 어느 쪽도 아니에요 -_-;

차라리 중2병에 걸린 듯한 일본 애니메이션에나 들어갈 듯 한 인트로, 엔딩의 나레이션이라도 없었으면 덜 했을지 모르지만

그 나레이션은 정말....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었습니다 -_-;

잭 스나이더가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내용이라고 헀는데

기회가 왔다고 자기가 생각했던걸 몽땅 집어 넣으면 곤란합니다

덜어낼 줄 알아야죠

저랑 영화 수십편을 같이 본 여친의 '이게 뭥미?'라는 눈빛을 외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중간에 나가자고 할까봐요....-_-;

정말 한 영화에 대해 이렇게 악평을 쏟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물론 액션 장면들은 괜찮습니다만 과하다는 평도 있지만 배경 음악들도 전 좋았고요

그런데 주인공들이 말 그대로 먼치킨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더군요..

어차피 환상이라는 생각도 있고 -_-;

차라리 R등급으로 가고 좀 더 잔인한 액션, 더 섹쉬한 언니들의 모습( ..)을 보여줬으면 좀 괜찮았을 것 같기도..


이쯤 되면 슈퍼맨 - 맨 오브 스틸 프로젝트가 상당히 걱정됩니다

예전부터 잭 스나이더의 낮은 채도, 강한 컨트라스트, 과잉 슬로우 모션은 슈퍼맨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배트맨에는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그래도 실력이 없는 감독은 아니니....슈퍼맨은 잘 살려주길 바랍니다...

PS.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Story by Zack Snyder 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