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게시판 제목을 지나가는 행인 B보다 조금 더 중요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로 하고 싶었지만 너무 길어서 사용하기가 힘들다....어쩌겠냐...그냥 내 멋대로 줄여서 써놓는수밖에...상당히 이름이 긴 게시판인데 소설,영화,역사,게임 등 많은 분야에서 주연은 커녕 조연에도 미치지 못할 인물들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뭐...언제나 시작 취지야 좋았지..끝까지 간건 별로 없었던 듯 하지만 ..여기저기서 스쳐지나간 수많은 인물들...그러나 이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그런 사람들에 대해 다룰 예정인데 특별히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그 때 그 때 내맘대로다
뭔가를 처음 시작할때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시작하는게 제일 좋은 듯 하다. 나로서는 가장 안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종목은 역시 삼국지....유비,관우,장비,조운,제갈량,조조,사마의,손권,주유..........
중요 인물들로만 언급하라고 해도 끝이 없을 것 같다. 삼국지3에 들어간 무장 데이터가 약 500명 가량 됐었나? 그 수많은 인물들 중 삼국지를 읽지 않았어도 이름을 알만한 인물들은 제쳐두고..어떤 인물을 다룰까에 대해 생각해보자....아...물론 삼국지연의 기준이다. 언뜻 떠오르는게 곽가였다. 은영전의 키르히아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뛰어난 활약을 보이지만 젊어서 요절하는 비운의 모사..그러나 그는 나름대로 너무 유명하다.......삼국지-조조편이 나온다면 엔딩 크레딧에서 상당히 위에 이름을 올릴수 있는 인물이니까...
갈수록 이상항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하여 그리 좋아하는 만화는 아니지만 용랑전에 대해 생각해보자....변방 오랑캐(?)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러면 아예 변방으로 시선을 돌려볼까?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만왕 맹획이 이끄는 남만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문득 비운의 인물이 떠올랐다....
나름대로 삼국지에서 불쌍하다고 생각되는 인물 중 하나가 위연인데..위연과 비슷한 케이스로.....바로 제갈량한테 찍힌 형태이다. 삼국지 앞뒤로 읽어봐도 전세가 불리해지자 항복하는 무장들은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 유독 위연에게 제갈량은 모질게 군다. 위연이 한현을 죽이고 장사성을 유비에게 바치자 제갈량은 즉시 위연을 죽여버리라고 하지만 유비의 부탁으로 위연을 살아남게 된다. 그 뒤 제갈량은 위연을 이리저리 잘도 써 먹고 자신이 죽을때가 되자 위연이 모반할꺼라며 대책을 세워놓고...위연은 마대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물론 위연이 한현을 죽였을 때 제갈량이 위연을 죽이라고 한건 연의의 오버일수도 있겠지만 연의를 기준으로 하자고 했으니 그냥 넘어가자
여기에서 살펴보고 싶은건 바로 제갈량의 비정함이다
처음에 위연을 죽이라고 했다가 안되니 실컷 이용해 먹고 자신의 사후에도 계책을 마련해 죽인다.. 나라면 처음에 마음에 안 들었으면 아예 눈에 보이는 거리에 놔두지도 않는다... 내가 위연이여도 처음부터 제갈량이 날 그렇게 바라봤다면 그런식으로 흘러 갔을지도 모르겠다......(잠깐 은영전의 로이엔탈이 떠올랐지만 로이엔탈이 위연보다 245235.2352배는 멋질듯 하니 패스)
얘기가 또 다시 많이 돌아갔다....
잠깐 남만 얘기가 나왔다가 제갈량의 비정함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위연까지 끌어들이다보니 너무 돌아와버렸군...어쨋든 남만에서 제갈량의 비정함이 가장 잘 묻어나는 부분은 반사곡에서 몰살당한 오과국의 3만 병사들이나 다른 장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동도나와 아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떨결에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사실 동도나와 아회남에 대한 개별적인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나오는 부분도 짧고 다른 남만 인물들처럼 특이사항도 없다. 일단 동도나와 아회남에 대해 알아보자, 처음 촉이 남만으로 쳐들어 왔을때 그들을 막기 위해 맹획이 내세운 3동의 원수중 하나로 남은 하나인 금환삼결은 초기 전투에 죽어버린다. 동도나와 아회남은 그 전투에서 사로 잡히고 제갈량이 후하게 대해주자 그 은혜에 감복하게 된다(사실 속은거라고 본다) 맹획이 처음으로 제갈량에 잡히고 풀려난뒤 여전히 맹획아래에서 싸우다 맹획이 박정하게 대하자 동도나와 아회남은 맹획을 사로잡아 제갈량에게 건네준다. 그러나 제갈량은 맹획을 두 번째로 풀어주고...남만의 진채로 돌아가 있던 동도나와 아회남은 너무도 당연히 맹획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
상당히 어이없는 상황이다...천하의 제갈량이 그에게 항복한 두 장수를 사지로 몰아넣다니...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김홍신 삼국지에는 특별히 없고....이문열 삼국지에는 실수인가?정복자의 비정함인가?에 대해 3~4줄 정도 나와 있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인만큼 실수일리는 없다. 결국 정복자의 비정함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두 개 있다.
이이제이와 토사구팽
말 그대로 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무찔렀으니 이이제이. 맹획을 사로잡는데 이용한뒤(정확히는 1/7 사로 잡는데) 남의 손을 빌려 제거했지만 어쨋든 토사구팽....사냥꾼에게 구원받지 못하는 사냥개는 어쨋든 죽은거지...그렇다면 이런 공명의 비정함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연의는 소설이라고 뭐라 하실분~! 전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그다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일단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건 계책을 짜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단순히 장수들을 장기 말로 생각한 경우이다. 그런데 그들의 최후는 너무 허망하다. 일단 살려두면 어떻게든 이용할수 있을텐데...나라면 적진까지 들어가 활약한 폰 2개를 그냥 버리지 않는다...끝까지 파고 들어가 마음에 드는 말로 교환할텐데.....앞서 여러번 강조한 바와 같이 제갈량이 이런 생각을 못했을리는 없고... 결국 생각이 다다른 곳은 그들의 중화우월주의이다. 동도나와 아회남이 아무리 이쁜 짓을 해도 그들은 오랑캐일 뿐이다. 제갈량에겐 그들이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촉의 수 많은 장수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같은 인간이였는데 말이다..그리고 공명이 주장하는 남만의 王化 내가 볼 땐 그냥 점령국의 어설픈 논리같다....
우둔한 동생들-맹획,맹우 대신 공명을 돕는 그들의 형-맹절은 그냥 단순한 기회주의자처럼 느껴질 뿐이다...이용가치가 있는 맹획을 제외한 다른 남만인들에게 상당히 잔인하게 굴었던 제갈공명...
그런데 이보다 더 웃기고 아이러니한 일은 내가 앞서 언급한 말들이 김홍신 삼국지보다 이문열 삼국지에 더 많이 나와 있다는 점이다. 남만을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는 우리나라에 비유한다면 합법적인 공명의 왕화정책에 반발하니 단순히 나쁜 놈들인가? 그런데 d이문열은 왜 '꺾일 줄 모르는 자유의 넋'이라는 단원 제목까지 써주며 맹획을 치켜세웠는지...그야말로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