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

4인 가족 시드니 여행기

지난 4월 중순에 4인 가족(초6,초3) 시드니에 다녀왔습니다.
아빠인 저를 제외한 3명이 먼저 시드니에 가서 9일 있었고 전 5일 휴가를 내고 
금요일 퇴근 이후 인천 출발, 다음주 금요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같이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갈때는 저 혼자 티웨이, 올때는 같이 젯스타를 타고 오는 일정이었는데 
10시간 내외의 장시간 비행이지만 시차가 (거의) 없으니 피로는 유럽보다는 확실히 덜합니다.
저가 항공이라 비행기에서 달리 할게 없었기에 태블릿에 볼걸 가득 채워 갔더니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시드니 가는길은 밤 비행기라 잘 잤으면 좋았겠지만 그리 잘 자지는 못 했었네요.

띄엄띄엄 쓰느라 의식의 흐름대로 써 봅니다.

4월 중순 시드니 날씨는 우리나라 늦여름 정도의 날씨로 제가 있는 동안은 날씨가 무척 좋았습니다.
이동 중에 비 맞은건 딱 1분 정도? 그런데 지금(4월말,5월초) 날씨를 보니 비 예보가 꽤 많더군요.
다른 가족들이 먼저 도착하고 이틀 정도는 태풍급의 비와 바람이 불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내내 좋은 날씨가 이어졌네요.
날씨가 좋은 것 만으로도 꽤 만족도가 높은 날씨였습니다.
낮에는 반팔, 해가 진 이후로는 바람막이 정도가 추가되면 좋은 날씨였는데
바닷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날씨였으나 현지인들은 해수욕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해는 꽤 뜨거웠고, 미세먼지가 적다보니 탁 트인 시야와 파란 하늘도 좋았습니다.

호주는 두번째 방문이었는데, 동쪽은 처음이었습니다(서호주 퍼스 가본 적은 있음)
작년 유럽 여행 때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이번엔 호텔에서 숙박을 했고,
아코르 카드(+우리카드 아코르 인피니트)를 적극 활용해 숙박비를 꽤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 연회비까지 고려했는데 숙박비는 일 평균 17만원 정도 나왔네요.
풀만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 제일 오래 있었고, 
알아본 와이프 말에 의하면 에어비앤비보다 비싸지도 않고, 시내 중심가에 있으니 가성비가 꽤 좋았다고 합니다.
아코르 계열 선택지가 꽤 있으니 호주 여행하는 분들은 아코르 카드를 잘 알아보면 좋을듯 합니다.
노보텔 레스토랑 등, 50% 할인 되는 곳들도 있고요.

식비는 우리나라보다 좀 더 비싼 느낌인데, 작년 런던/파리 물가에 비하면 뭐 ( ..)
숙소 중 요리가 가능한 곳도 있었는데 직접 해 먹으면 고기를 구워먹어도 확실히 저렴합니다.
풀만 시드니 하이드 파크 호텔 조식은 아이들이 무료고, 성인 2명은 아코르 할인 받아서 40aud(36000원),
뷔페+커피까지 고려하면 나가서 사먹는 것보다 오히려 싸게 느껴지더군요.
기념품 구입은 패디스 마켓쪽이 저렴합니다. 차이나타운쪽이라 대부분 중국 상인인데 한국분도 계시더군요?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기는 한데 우리나라와 달리 대놓고 수수료가 붙습니다. 
주말 할증이 붙는 식당이 많다는 것도 특이했네요.

특별한 맛집을 찾아다닌 여행은 아니였는데 왓슨스베이 선착장에 있던 피쉬앤칩스 가게,
qvb 옆에 있던 동남아쪽 음식점 등이 맛있었습니다.
저와 와이프는 해외에 나가서 굳이 한국 음식을 찾아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아이들이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하더군요.
김치등 한국 음식 파는 마트들은 시내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대도시는 대도시인지라 곳곳에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흑인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고, 중국계는 꽤 많이 보였는데,
서큘러키-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많이 보이고 그쪽에서 벗어날수록 줄었습니다.
(본다이비치 정도는 예외?)
한국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한국사람인가 싶으면 어김없이 한국사람이네요.
일본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풀만시드니하이드파크는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로 장식되어 있던데,
그쪽부터 거리 하나가  LGBT 특화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몇몇 상징물을 제외하고는 딱히 차이점을 느끼지는 모르겠네요
(주로 낮에 다녀서?)

자동차 렌트를 할까 말까 하다가 안 했는데 시드니 시내 운전은 꽤 어려워보였습니다.
공사하는 곳도 많았고, 전반적으로 신호가 짧은 편이라 
디디(우버)를 탈때는 예측 출발도 꽤 많이 하더군요.
어딜가나 택시는 그렇지만 거칠게 운전하는 편이었습니다.
여기에 우핸들 운전 경험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운전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외곽으로 나가면 괜찮았을 것 같지만요.
중국 쪽에서 운영하는걸로 보이는 배달앱이 있는데,
전기자전거로 배달하는 배달원들이 위험하게 운전하는 경우도 많이 보였습니다.
한국 배달 오토바이 같은 느낌?

조용하다면 조용한 호주인데, 제가 도착한 그 날 대형사고가 터졌습니다.
본다이 정션 웨스트필드 쇼핑몰에서 6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죠.
테러나, 조직적인 범죄가 아니어서 여행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당일 예정되어 있던 달링 하버 불꽃놀이는 취소되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에 추모 리본이 켜지기도 했는데, 
제가 본 날은 세월호 10주기 전날이었기에 기분이 묘하더군요…
시드니 대학교에 갔을때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길래 뭔가 했더니
쇼핑몰 난동 피해자 중 중국계 시드니 대학교 여학생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시드니 거리에서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원래 서양인들이 조깅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호주 사람들은 진짜 많이 하는 것 같네요.
이런 날씨면 저도 운동 하고 싶을 것 같기는 한데…(그래도 안하겠죠?!)
수영하는 사람들도 많고, 잘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노숙자들이 드물지 않게 보이기는 했지만 유럽보다는 적게 보였고,
유럽에서도 느낀거지만 대형건물 주변 노숙자들을 따로 쫓아내지 않는게 특이했습니다.
한국이라면 건물 관리하는 쪽에서 쫓아낼 것 같은데,
직접적인 문제가 없다면 따로 터치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시드니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인데, 지하철, 기차, 라이트 트레일, 버스, 페리 등
이것저것 이용해 봤고, 우버도 있는 것 같긴 한데(?) 디디를 많이 이용합니다.
호텔간 이동때 몇번 사용했는데 와이프랑 같이 쿠폰을 주고 받으니 생각보다 저렴했습니다.
비치에 갈때는 버스가 편했고, 페리는 그냥 타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왜 트램이라 부르지 않고 라이트 트레일(L)이라 부르는가 했는데,
말 그대로 도로로 운행하는 작은 전철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길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해가 5시 40분쯤에 졌는데, 비교적 이른 시간에 해가 지니 아이들을 데리고 저녁 활동을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락스 - 차이나타운 사람 많은 구간은 저녁, 밤에 활동해도 워낙 인구가 많아서 문제 없기는 한데, 밤 8~9시가 되면 우리나라 밤 10시같은 느낌?

유럽처럼 화장실 인심이 빡세지는 않은데 남자 화장실 소변기가 개별 소변기가 아니라 물 내려오는 통짜로 되어 있는 형태가 많았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든건데 말이죠 -_-;
이런건 왜 이리 옛날 스타일인가…싶은데 또 핸드 드라이어는 다이슨이 많아서 갈피를 못 잡겠네요.

곳곳에 동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쓰레기 새라 불리우는 큼지막한 아이비스가 초반에 눈에 띄었는데 현지인들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쓰네요. 
시내 중심가 공원에 박쥐가 많이 보이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큼지막한 동물이 나무 위에 있길래 뭔가 하고 보니 포섬이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여기저기 입장료가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시드니는 무료로 돌아다니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여러 비치가 무료고, 샤워시설도 무료라 따뜻할 때 오면 좋았을 것 같네요. 
본다이 비치는 사람도 많고, 가게도 많아서 번화가 느낌, 우리나라로 치면 해운대 느낌에 가까웠고, 아이들 데리고 편하게 물놀이/모래놀이 하기에는 마러브라 비치가 좋았습니다.
어느 해변을 가나 서퍼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낯설게 느껴졌네요.

제가 없을때 아이들이 패러데일 동물원에 갔었고, 저랑 함께 할때는 입장료를 낸게 많지 않았는데 블루마운틴 시닉월드에서 나름 거금을 쓰긴 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탈 수 있는게 3종류가 있는데 여러번 탑승 가능합니다. 
레일웨이는 느낌이 많이 다르니 왕복으로 타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날씨가 좋고,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아서 돈을 쓰기는 했지만 후회는 없었네요. 
블루마운틴은 센트럴에서 기차를 타고 카툼바역으로 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시닉월드->세자매봉으로 걸어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인생사진 명소인 링컨스락은 외진 곳에 떨어져 있기도 했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곳은 아닌듯 해서 패스했네요.
시간이 되면 좀 더 주변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걷기 힘들어해서 ㅠ.ㅠ
맑고, 탁 트인 시야에서 멀리 떨어진 장엄한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건 인생에서 두번째로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ㅎㅎ
(첫번째는 나미비아 피쉬 리버 캐넌)

제가 정해서 간 여행지는 아니였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좀 춥더라도 근처 해변에서 스노클링 정도는 해봤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대도시에, 모든 정보가 구글에 다 나오니 여행 난이도라고 할 것도 없고요(라떼는….).
작년 유럽 여행이 도시 구경이었다면, 시드니(호주)는 자연/해변을 섞어 여행하기 좋은 곳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캄포스 커피란 곳에서 갔었는데 컴포즈 커피 드립 두번 하니 와이프가 재미없다고 하지 말라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