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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수원시 공유 자전거 모바이크(mobike) 사용 후기

주말에 와이프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와서 눈물을 흘리며, 랄랄라 집 밖으로 나와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카페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본 mobike가 생각났습니다. 광역 버스를 타는 곳 주변에 수원시 공유자전거 반디클, 모바이크(mobike)라는게 있었는데 이게 뭐하는건가 궁금했었죠. 출근 시간에는 당연히 시험 삼아 자전거를 타 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졌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수원 공유 자전거 관련 정보가 조금 나오긴 하지만 '수원 공유 자전거','반디클' 등으로 구글, 네이버에서 검색해도 안내 페이지 같은건 보이지 않네요. 저야 이런 o2o 플랫폼에 익숙하기 때문에 별다른 정보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한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자전거에 간략한 설명이 붙어 있긴 하지만 그 것 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아무튼 검색 결과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 반디클에는 제가 체험해 본 mobike이외에도 obike도 있어서 2종류의 o2o 공유 자전거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각각 수원시 내에서 1000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네요. 모바이크 앱을 실행해 보면 당연히(?) 모바이크 관련 정보만 보이고 obike에 대한 정보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반디클이라는 브랜드로 묶기는 좀 애매해 보입니다. 왜 내 눈앞에 보이는 자전거가 앱에 뜨지 않지? 라고 착각하기 쉽겠죠. 참고로 모바이크는 중국 기업, 오바이크는 싱가폴 기업이라고 합니다. 중국에 O2O 자전거 서비스가 활성화 되었다고는 들었는데 국내까지 진출한 모습이 아직은 낯서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공유 자전거 플랫폼은 서울시의 따릉이일텐데 모바이크는 따릉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따릉이는 지정한 정류장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정류장에서 자전거를 찾아가야 하는데 모바이크는 너무 찾기 힘든 지하나 실내가 아니라면 아무 곳에나 세워도 됩니다. 각각의 자전거는 GPS 정보를 송신하고 GPS 정보는 사용자의 휴대폰 앱으로 넘어가게 되죠. 사용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자전거를 찾아가 타면 되는데, 아무 곳에나 세울 수 있다는 말은 재수가 없으면 탑승을 원하는 사용자 주변에 자전거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겠죠. 물론 따릉이도 스테이션에 자전거가 남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요. 자전거를 찾아 앱으로 잠금 해제하고, 30분 사용-300원을 내면 됩니다. 보증금으로 5천원을 먼저 지불해야 하고요. 보증금은 환불 요청시 일주일 내에 환불해 준다고 합니다. 사용 후에 자전거를 아무 곳에나 세워 두면 업체에서 적절한 시간대에 자전거를 적당한 위치로 다시 옮겨 둡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모바이크를 타본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는데 일단 앱을 깔아야겠죠. 앱을 다운 받아 설치하고 휴대폰 번호로 인증, 가입을 하면 되는데 수원시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중국 업체에 전화번호를 넘기는건 왠지 꺼림직... -_-;; 앱을 설치했으니 자전거를 찾아봐야죠.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전거가 나타났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먼저 보증금 5천원을 내야 하는데 자전거를 찾지 못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까봐 보증금을 걸기에 앞서서 눈으로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어떤 지도인지 모르겠는데 지도 퀄리티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GPS 특성상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는데 지도 상에는 상가 뒤쪽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가보니 아파트 앞 자전거 보관대에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경계에 있는 경우 담 하나 차이로 자전거가 반대편에 있으면 난처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 대기 중인 자전거는 뒷바퀴에 락이 걸려 있습니다. 락을 풀어야 하는데 먼저 보증금을 내야죠.




보증금 5천원을 내니 사용 가능 상태가 되고 잠금 해제를 누르니 QR 코드 스캔창이 뜹니다.




핸들 쪽에 있는 QR 코드를 인식 시키니 뒷바퀴에 있는 락이 풀리면서 안내 화면들이 나오네요.










이제 락이 풀렸고 사용 가능 상태가 되었습니다.



모바이크 자전거는 모바이크에서 직접 생산한다고 하는데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뒤에 다른 사람이 탈 수는 없으며 앞 부분에 바구니가 있습니다. 5KG까지 적재 가능하다네요. 그런데 휴대폰이 반드시 있어야 탈 수 있는 자전거인데 휴대폰을 따로 넣을 수 있는 파우치라도 추가되면 좋을 것 같네요.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빠지기라고 할까봐 불안하더군요. 실제 사용 중일 때 앱을 캡쳐하는 걸 깜박했는데 고장 신고도 가능하고, 거리, 칼로리 등도 표시됩니다. 




자전거 뒷바퀴 락을 걸어주는 부분이 아마 모바이크의 핵심 장치가 아닐까 합니다. GPS 정보를 송신하고 통신을 통해 락을 풀어주기도 하는 핵심 모듈입니다. 배터리도 저 부분에 있겠죠? 배터리 충전은 어떻게 하는건가 궁금하네요. 외지에서 방치되는 시간이 길고, 주행중 자가발전을 통한 충전은 양이 부족할 것 같은데....


타이어도 특이한테 공기 주입식 타이어가 아니라 특수 제작된 타이어로 펑크 위험성도 적어 보입니다. 그리고 체인이 보이지 않는 것도 특이한데 샤프트 방식이라네요. 즉, 자전거에서 가장 고장이 잦은 두 부분, 체인과 타이어의 고장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인 설계로 보입니다. 이걸로 기기 자체의 원가는 증가해도 유지 비용은 대폭 줄일 수 있겠죠.


그런데 실제로 타보니 그리 편하지는 않습니다ㅠ.ㅠ 체인이 없고, 기어도 없는 무단 변속 자전거이기 때문에 살짝 높은 언덕이 나타나기만 하면 아주..... -_-; 괴수분들이야 무시하고 타겠지만 애초에 그런 분들은 다른 자전거를 가지고 계시겠죠 ( ..) 수원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언덕이 많지는 않은 편 같습니다. 그래서 모바이크 같은 공유 자전거 플랫폼이 먼저 진출한걸지도 모르겠네요. 언덕이 적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도시는 아닙니다. 수원 중심에서 외곽으로 발전해 나간 형태인데, 광교 같은 경우 최근 개발된 신도시니까 괜찮지만 이전 신도시인 영통만 하더라도 자전거를 타기 좋은 환경은 아니죠. 구도심쪽은 말 할 것도 없고요.






자전거 사용을 마치면 레버를 아래로 내리고 휴대폰에도 사용 종료라고 뜹니다. 사용 요금은 최소 단위 30분당 300원입니다. 최소 충전 단위는 2천원으로 남은 1700원은 포인트 형태로 보관되네요. 탑승 시간이 길지 않다면 그리 부담되는 비용은 아닌 것 같고 오히려 수익모델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궁금했는데, 보증금을 시드 머니로 다른 곳에 투자하는 방식인가 보네요. 의미 있는 규모의 사용자가 생길지는 모르겠습니다. 수원시의 홍보도 부족해 보이는데 날씨도 따뜻해지니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할지 두고 봐야겠죠.



한밤 중에 자전거 위치를 확인해 보니 이렇게들 보입니다. 사람이 많은 중심상가 쪽 보다는 오히려 거주 지역 쪽에 자전거가 더 많이 보이네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상황인가 봅니다. 제가 모바이크를 탈까 고민하는 상황 중 하나가 광역 버스를 타고 영통에서 내린 뒤 집으로 가는 버스가 끊겼을 때, 택시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그때그때 자전거를 찾아가는게 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집으로 가는 길은 살짝 언덕이 있어서...거품 물고 집에 도착하게 될지도요 ㅠ.ㅠ O2O 플랫폼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적절한 자전거 배분, 클레임 대응 등에 대한 평가도 필요할텐데 딱 한 번 사용해 봤을 뿐이라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못 하겠네요. 5천원 보증금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고 흥미로운 플랫폼이라 일단은 가입 상태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앱도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부분 위주로 깔끔하게 만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