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부분의 영화를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본다. 볼려고 마음 먹은 영화들은 영화 보기전엔 감상문을 절대 안 읽기 때문에 중~후반부는 모르지만 대략 영화 광고할때 나오는 정도의 줄거리는 알고 보는 편...한 해 6~70개의 영화를 본다면 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영화는 2~3개가 될까말까다..PiFan같은 곳에서 보는 영화는 오히려 줄거리를 어느 정도 본뒤 볼 영화를 정하니 줄거리를 전혀 모르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거미숲은 2~3개에 속하는 영화였다 별로 볼 생각이 없었는데 보게 된거라....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탁월한 선택이였다
영화를 본 뒤 기뻤던 것은 이런 형식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는것....그리고 무엇보다 그게 한국영화였다는 점이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제외하고 이런 형식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을줄은 몰랐다. 전반적으로 데이빗 린치 영화 느낌이 많이 났는데..내가 생각하는 데이빗 린치의 영화와 다른 복잡한 영화와의 특징에 대해 잠깐 얘기해보면 다른 복잡한 영화...예를 들어 메멘토는 복잡하긴 하지만 결말까지 본 뒤 좀 머리를 굴려보면 앞뒤가 딱딱 맞는다. 반면 린치의 영화는 복잡하고....끝까지 다 본 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블루벨벳은 그나마 좀 양호한 편이지만.. 멀홀랜드 드라이브, 로스트 하이웨이...특히 트윈픽스 극장판은 절대 난 이해할 수가 없다. 평론가들이라면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트윈픽스 시즌1 dvd에 어떤 배우가 인터뷰에서 밝혀놓았듯이 린치의 영화는 전체적인 내용의 파악보단 순간순간의 이미지를 즐기기로 했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기준으로 거미숲을 보자면.... 전체적인 느낌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린치 느낌이 나지만.. 역시 순간순간의 이미지는 좀 부족한 편이다. 2구의 시체와 살해 장면.. 다소 강한 3번의 섹스신의 이미지는 훌륭하지만 정작 거미숲 자체의 이미지는 좀 약한 편이다...이 점은 확실히 좀 아쉬웠던 부분이다.
스토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은 이 곳보다 http://www.nkino.com/TB/Movie.asp?id=9531 에 나와있는 감상문들을 읽어보는게 좋을 듯하다...영화 머리속으로 다시 떠올리며 앞뒤 짜맞추는것도 귀찮고써봤자 남들과 상당히 비슷한 내용이 될테니까..결말은 어느정도 예상이 가는 내용이였다....다만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앞뒤가 딱딱 맞아 떨어지진 않지만 역시 린치 스타일이라고 하면 무사통과 가능하다. 나중에 dvd가 나오면 꼭 작가 코멘터리와 함께 들어봐야겠다...우리의 린치 아저씨껜 코멘터리 기대 전혀 안하지만.....
감우성에 대한 이야기도 놓을수 없을 듯하다. 일단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점은 주연 영화 2개가 동시에 극장에 걸렸다는거다..알포인트와 거미숲. 아무래도 홍보에는 알포인트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 한데 알포인트도 괜찮았지만 난 거미숲이 더 맘에 든다. 예전엔 그냥 정우성과 이름 비슷한 배우로 생각했었지만..연기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점점 평이 좋아질듯하다. 여주인공인 서정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는데....왠지 인형사의 인형만드는 아줌마가 떠오르기도........사실 서정보단 살해당하는 여자 쪽이 더 많이 생각나는데...단순히 많이 벗어서인듯................아...그리고 의사로 나온 배우는 감우성과 함께 알포인트에 나왔던 감우성 아니였나???????? 사람 얼굴 기억을 잘 못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지만 중요한 내용은 감독 코멘터리를 꼭 들어보고 싶다는 것.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