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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읽고/etc

앨런 웨이크(Alan Wake) - 한 편의 미드를 보다




게임에 대한 리뷰는 잘 쓰지 않지만 꾸준히 즐기고 있는데 앨런 웨이크는 꼭 몇 마디 남겨두고 싶은 게임입니다.

긴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다 하고고 무엇보다 시나리오에 치중한 게임인지라 뛰어난 미드 떡밥식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기발하고 새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이것저것 생각나며 여러 소재들을 잘 차용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들은 개발자 인터뷰에도 나와 있지만 스티븐 킹, 그리고 트윈 픽스 입니다.

앨런 웨이크의 주인공인 앨런 웨이크의 직업은 소설가로 스티븐 킹의 소설에서도 많은 주인공이 작가로 등장하지요.

게임을 하며 스티븐 킹의 (정말) 수 많은 소설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다크 하프'였습니다.

다크 하프의 주인공 역시 소설가이며 소설의 내용이 현실화되어 작가를 괴롭히지요~

다크 하프 중간에 새 떼의 습격도 등장하는데....역시 앨런 웨이크에도 새 떼가 적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히치콕에서 빌려온 것인지. 다크 하프에서 빌려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게임 오프닝에서도 스티븐 킹의 문장이 언급되며...- 설명할 수 없으니까 공포임~ ㅋ <- 이런 내용이었나 -_-a

곳곳에 스티븐 킹의 스멜이 넘쳐납니다,

전반적인 내용이 스티븐 킹이라면....무대(물리적 장소)는 데이빗 린치의 트윈 픽스가 떠오릅니다.

참고로 트윈픽스는

DVDPRIME의 Tomek님이 유저 칼럼을 올리시는 중인데 정말 대단 -_-)b

http://dvdprime.dreamwiz.com/bbs/view.asp?major=MC&minor=C1&master_id=16&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0&SearchCondition=0&SearchConditionTxt=&bbslist_id=1717312&page=1


미쿡 북부 어딘가에 있을 듯한 일단 마을 위치나 생김새 부터 트윈 픽스가 떠오르고...

식당에서 일하는 로즈는 셜리가...전구를 안고 다니는 신시아는 로그 레이디가 떠오릅니다.

왠지 트윈 픽스가 떠오르는....



그리고 앨런 웨이크의 프리퀄 스토리 단편 영상인 브라이트 폴즈는 앨런 웨이크가 오기 전에 실종된 제이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렇죠!!...이것은 바로 트윈 픽스 극장판인 Fire walk with me와 동일한 구성 -_-)b (우왕ㅋ억지 -_-)

그리고 엑스 파일과 로스트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엑스 파일 영향은 잘 모르습니다.

그냥 이게 엑스 파일의 영향을 받은거면 초현실적인 내용을 다룬 게임이나 영화는 모두 엑스파일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

로스트에 대한 언급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조금 뒤에 몰아서 하겠습니다~

사실 로스트는 보다가 때려쳐서 잘 모르겠음 -_-a




게임을 드라마틱하게 만들려고 많이 노력한 티가 나서

단순히 스토리 뿐 아니라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곳곳에 반가워할만한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한 챕터가 끝나면 이전 챕터 내용이 미드 초반의 - 이전 이야기 - 처럼 지나가며....미드틱한-_- PPL 까지 등장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PPL은 에너자이져와 버라이즌~

손전등을 빼먹고 다닐 수 없는 게임이니 당연히 에너자이져가 PPL로 들어가 있으며..

외딴 시골 동네라 버라이즌이 아니면 안 터지는지 버라이즌도 자주 보입니다 ( -_-)


여러번 강조한 바와 같이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라 대사량도 많고 한글화가 중요한데 번역도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끝까지 거슬리는 부분이 거의 없이....게임에 몰입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막판에는 텍스쳐로 구성된 부분까지 한글화가 잘 되어 있네요.

영어로 되어 있으면 중간 중간 생각하느라 헷갈릴 때가 많은데 이 정도 한글화라면 무척 고마울 뿐입니다.

딱 하나(?) 번역이 아쉬었던 점으로는 어떤 나무 앞에 있는 표지판에 써 있는

'Great Old One'이라는 영어를 오래된 고목이라 번역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Great Old Ones는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에 등장하는 종족(?)으로

일종의 오마쥬라고 보기 때문에...굳이 번역할 필요는 없었을 듯 하네요.



아스가르드의 옛 신들이 주축이 되는 음악들도 좋습니다.

비공식 사운드트랙도 나와 있더군요.

그런데 이런 류의 게임을 할 때마다 느끼는건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이 들어가면 좋을텐데..

비싸서인지.....찾기 힘든 듯 ㅡ.ㅜ

샌드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닐 게이먼의 샌드맨에 대한 언급도 어떻게 구겨서 넣을수 있을 법한데...

그 샌드맨에 대한 내용은 없군요^^;

(광범위한 의미의 꿈으로 데려가는) 샌드맨에 대한 언급은 게임 중 잠깐 나왔던 것 같기도 하군요.



스토리에 대해 극찬을 했지만 사실 게임 구성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별다른 자유도도 없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서 적을 물리치면 끝나는 게임이지요.

머리를 써야 하는 퍼즐도 없고 치열한 전투도 없습니다.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FPS 게임을 조금 해본 사람이라면 매우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지요.

전투 위주의 전통 FPS 게임도 아니기에 업그레이드 따위는 없습니다..

오로지 직진만이 있을 뿐 -_-;;;

무기의 종류도 많지 않고 중간중간 이벤트로 자주 리셋되며 총알은 넉넉하게 등장하니

바이오 하자드를 하는 모냥 아이템을 아껴줄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게임 구성에 있어서 특이한 점으로는 먼저 빛을 이용해 적의 쉴드를 없앤 뒤 공격해야 한다는 점과

중가중간 발견하는 소설 원고로 내용을 미리 알거나 다른 쪽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정도네요.

아무래도 이런 재미가 부족해서인지..두 번 하고 싶지는 않네요^^;

고든에게 빠루가 있다면 앨런에게는 손전등이 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스토리에 끌려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게임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책을 읽는다거나 미드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듭니다.

어렸을 때는 많은 게임을 하지 못 하고 잡지에 있는 게임 분석을 보며 스토리를 알고는 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딴 얘기지만 (이런 구성과 완전 반대인) 레드 데드 리뎀션을 살까 이걸 살까 고민했었죠 ㅎㅎ










































이제 스포가 있습니다































































일단 앨런 웨이크의 스토리는 아래 링크에 잘 분석되어 있다고 봅니다.

http://web2.ruliweb.com/ruliboard/read.htm?main=xbox&table=gr_alanwake&num=336

사실 중반부 쯤 예상한 엔딩은....

앨런이 기껏 아내를 살려 돌아오지만 아내의 영혼은 이미 아내가 아닌..

(역시 스티븐 킹의) 공포의 묘지(Pet Cemetary) 식의 엔딩을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등가교환의 법칙에 의해(강철??? 응??) 자신과 아내를 트레이드하네요.(추측)

그리고 중간중간 나이트 스프링즈에서 남겨둔 로스트식 떡밥 (호접몽, 패러렐 월드)이

많이 있기에 후속작들이 등장해야 스토리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접근 가능할 듯 합니다.

일단 엔딩만 봐도 로즈의 이상한 눈빛 등등....떡밥이 상당히 많은 것 같네요^^;

아무래도 떡밥 남기는 방법은 더블 제이에게 좀 많이 배운 듯 -_-(야..좀 좋은걸 배워라)


이 떡밥은 내꺼야!!




앨런 웨이크는 여러모로 새로운 스토리와 새로운 방식의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가지를 잘 섞어 준다면 앞으로 나올 후속작들도 충분히 기대할 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