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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국내 인공와우 시장에 대하여

인공와우는 청력을 잃은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입니다. 수술을 통해 내부 임플란트를 이식해야 하고 보청기와 유사해 보이는 외부 기기를 장착해 사용합니다. 인공와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footoo.com/503


이하 내용은 2019.2.25에 작성한 글입니다.

이번 글은 국내 인공와우 산업 및 시장에 대한 내용입니다. 인공와우 산업과 관련된 분야로는 인공와우 제조 업체, 유통, 병원, 언어치료 등등이 있겠지만 인공와우 제조 업체 중심으로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긁어 모은 자료 + 추정으로 작성한 내용이라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시면 확인 후 수정 반영하겠습니다

인공와우 시장은 크게 빅3에 해당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호주 회사인 '코클리어(Cochlear)', 오스트리아 회사인 '메델(Medel)', 미국 회사인 어드밴스드 바이오닉스(Advanced Bioncis - 이하 AB)가 빅3 업체입니다. 빅3라고는 하지만 코클리어가 전세계적으로 부동의 1위이며 50%가 넘는 점유율(60% 가까이?)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델과 AB는 각각 2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3사 이외에도 오티콘 메티컬 등의 업체가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인공와우 수술을 한 사람의 수는 약 60만명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코클리어와 메델은 독립적인 인공와우 전문회사로  인공와우 이외에도 중이 임플란트 등의 제품을 다루기도 합니다. AB사의 경우 스위스에 본사를 둔 청각 의료기기 전문인 소노바 그룹에서 2009년에 AB사를 인수해 현재는 소노바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국내 인공와우 사용자 수는 1만 1천명 내외가 될 듯 하며, 세계 시장과 마찬가지로 코클리어 사용자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국내에서는 1988년에 최초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있으며, 2005년부터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건강보험적용이 시작됐기 때문인데 2010년에는 아동에 대한 양이수술(양쪽 인공와우) 건강보험도 적용되어 의료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연간 500~1000명 정도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데 12~36개월 정도의 아동 비중이 높으며, 그 뒤로는 노년층, 젊은 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먼저 아동의 경우 부모의 청각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일정 비율은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며 신생아 청력검사의 확대로 예전보다 난청을 빠르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청기로도 재활이 힘든 경우 예전처럼 수어나 구화를 가르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해 적응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05년에 처음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됐고 수술자 수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이제 그 당시에 수술을 받은 어린 아이들이 고등학생 쯤 되었을겁니다. 

국내 청각장애인의 수는 30만명 정도 되며, 노인성 난청으로 청력을 잃은 노년층도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20~40대의 비중은 높지 않은 편으로 비교적 잘 적응하는 중도 난청자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수어나 구화를 사용해 청각 자극을 받지 못 한 사람들은 인공와우 수술 후에도 적응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부터 알고 지내던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끼리는 안 좋은 사례를 더 많이 보다 보니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내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사람 중 코클리어를 선택하는 사람의 비중은 굉장히 높은 편으로 70~80%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거의 메델을 선택하며 AB사로 수술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10년 정도 전에는 지금의 메델 점유율을 AB사가 가지고 있었는데 메델에서 최초의 일체형 제품인 론도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때 쯤 여러 문제로 국내에서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었고 최근에는 다시 마케팅도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AB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국내 사용자들은 외부기기가 눈에 띄는 것을 해외 사용자들보다 더 꺼려하는 것 같은데 일체형 제품을 내놓은 메델(론도), 코클리어(칸소)와 달리 아직 일체형 제품이 없는 것도 큰 이유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번 받으면 내부 기기를 교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 선택한 회사를 계속 가지고 가기 때문에 여전히 AB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티콘메티컬 제품도 있지만 전체 사용자 수는 소수입니다.

기존 인공와우 수술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 어느 회사 제품이 더 잘 들리냐입니다. 이 문제는 답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 수술을 통해 내부 임플란트를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보청기와 달리 여러 인공와우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내부 제품 불량 등의 이유로 재수술을 하고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달팽이관에 어느 정도 손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를 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찰르 두고 양이 수술을 할 때 각각 다른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이 경우도 재활 기간 차이, 양쪽 청력의 차이 등으로 객관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타사의 고객이 자사의 미래 고객이 되는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타사 고객은 그냥 타사 고객으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굳이 힘들게 영업해야 할 대상은 아니죠. 

잘 들리냐?의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질문을 제외하면 다른 객관적인 특성들로 3사를 비교해볼 수도 있는데  3사별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코클리어 : 무선 악세사리(N6,N7,칸소). 아이폰과의 직접 연결(N7). 일체형 제품(칸소) 등
메델 : MRI 3.0T까지 촬영 가능한 내부 임플란트(싱크로니), 일체형 제품(론도1,론도2), 배터리 내장형(론도2) 등
*론도2는 출시 예정
AB : 자체 완전 방수(넵튠), 편측 와우 사용자의 양이 바이모달(크로스 시스템) 등

AB에서도 MRI 촬영이 가능한 내부 임플란트를 준비 중인데(메델에서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내/외부 신제품이 출시되더라도 국내 출시는 몇개월, 몇년씩 늦어지기도 합니다. 코클리어에서 체내 이식형 인공와우도 준비중이라고 하지만 언제 쯤 시장에 제품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존 생체 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부 임플란트 이식이 필요한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닙니다. 인공와우에 대해 혁신적인 뉴스가 나오더라도 해외에서 출시되기 전까지는 마음을 비우고 잊고 있는게 좋을 듯 합니다.

국내 인공와우 시장은 이제 성장세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생아 수의 감소로 청각 장애 신생아의 수도 줄어들었고,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하는 성인들은 이제 많이들 한 상황이니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건강보험 적용과 관련된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성인 양이 수술 지원, 보청기처럼 5년 연한 정도의 지속적인 기기 보조금 지원등이 새로 생긴다면 인공와우 시장 확대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식약처에서도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국내 법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준비하느냐의 차이도 있는 듯 합니다.